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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기독교는 죽음을 통한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이는 세상의 가치와는 너무 다르기에 가장 다루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합니다. 바로 생명으로 인도하는 죽음의 역설입니다. 이 죽음의 영광을 맛본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빌 1:21)
 
존스토트 목사님은 그의 마지막 저서인 [제자도]의 마지막 챕터에서 제자도의 마지막 특징으로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죽음이 안내하는 생명의 영광을 볼 때에만 우리는 기꺼이 죽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그리스도인들이 “내려놓음”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성경적 자기부인은 뭔가를 내려놓는 개념이 아닌것 같습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영적인 존재이며 가치를 따라 선택하고 움직이도록 지어졌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내려놓는 행위도 다른 가치를 위한 희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싶은" 가치 때문에 자신을 내려놓는 사람도 있지만, "종교적 명예를 얻고 싶은" 가치 때문에 자신을 내려놓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내려놓는가” 보다 “무엇을 위한 내려놓음인가”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들 머릿속에 끊임없이 맴도는 생각.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 내 집착을, 내 게으름을, 내 명예를, 내 소유를, 내 자식을, 내 계획을, ..."  그런데 이런 식으로 정말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아마 대단히 어려울 것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렇게 자신의 부족함을 하나하나 처리하면서 (내려놓으면서) 영적 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그것은 기독교의 제자도가 아닙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간은 가치를 따라 선택하고 움직이도록 지어졌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뭔가를 내려놓으려 하기 전에 하나님의 영광의 가치를 힘써 찾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더 빛나고 좋으신 하나님을 찾고 또 찾는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뜨겁고,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그분의 영광을 찾는 것입니다. 
 
그 영광의 가치를 찾은 자들에게 죽음은 희생이 아니라 영광스러운 대가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죽음은 고상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그냥 '삶' 입니다. 그들은 이제 뭔가를 내려놓는 힘겨운 여정을 멈추고 영광의 가치를 찾아 평범하면서도 가슴 뛰는 삶의 여행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영광의 가치를 소유하기 위해 기꺼이 죽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존스토트는 이야기합니다.
 

 

“죽음이 안내하는 생명의 영광을 볼 때에만 우리는 기꺼이 죽을 것이다.” - 존스토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