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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경 (Sola Scriptura), 오직 예수(Solus Christus),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 - 이 다섯가지는 쯔빙글리에 의해 시작되고 칼빈에 의해 체계가 잡힌 개혁주의 신앙의 핵심사상들입니다. 그 중에서 개혁주의 신앙의 중심뼈대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Gloria)”에서 사용되는 ‘Gloria’는 목적어(‘영광을’)가 아니라 주어(‘영광이’)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이 주체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주체가 되어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만물-인간을 포함한-을 통치하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에 대한 표현이자 개혁신앙의 중심뼈대입니다.
 
이런 정신을 토대로 성화를 이해하는 것은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성도를 변화(성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름으로써 변화하는 인간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해안에서 개혁주의 성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성화는 예수님과의 연합을 통해 이미 완성된(being) 거룩이라는 지점을 향해 아직은 불완전한 현재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doing)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제 싱클레어와 함께 “존재(being)”와 “행함(doing)”에 대해서 좀더 깊이 살펴볼 차례입니다. 우리는 오직 믿음으로 이미 의로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믿기만 하면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존재와 행함은 다소 모순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개혁주의 관점에서 그것은 모순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행함이 존재를 만들어 낼수는 없지만 존재는 행함을 낳기 때문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과 같이 인간의 자기인식(정체성)이 행동을 야기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존재입니다 (요14:20, 요15:1-4). 그 연합 속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죄에 대하여 죽고 하나님께 대하여 산 존재입니다 (롬6:1-14, 갈2:20-21, 엡2:1-6). 그 연합 속에서 이미 그리스도의 의와 거룩을 나누어 받은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는가?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겠는가?”
 
죄의 권세는 무너졌지만 여전히 죄가 존재하는 이 땅에서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분에 맞게 사는 길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즉, 칭의의 길(요15:3)과 마찬가지로 성화의 길(요17:17, 벧전1:22)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고,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탄 차를 운행하시는 이는 성령이시며, 그 종착점은 바로 하나님의 형상(사랑)입니다. 우리는 그 열차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향해 “성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화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이미 되어진 거룩한 존재를 향해 하나님의 말씀의 길을 성령의 도우심으로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계획하시고, 실행하시고, 완성하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 자신이십니다.
 
참고: Christian Spirituality: Five Views of Sanctification - Donald L Alexander